003 도착
배송 알림 문자를 받은 다음 날에야 물건을 받아봤으니,
포장지를 삼천 겹쯤 싸고 있었던 건 아니고,
제작 중이었나 보다.
주문한 지 열흘 만에야 시계가 손목에 올라왔다.
액티브2에서 9라니,
넘버를 몇 개나 건너뛴 건지.
이것저것 눌러보는 재미에 며칠은 신났는데,
시계가 보낸 알림 하나가 기분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중등도-중증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징후가 감지되었습니다.'
찝찝한 마음에 바로 병원에 전화를 넣었더니,
추석 연휴 지나고 방문해 달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잡힌 날짜가 10월 1일이다.
연휴 내내 이 생각만 붙들고 있을 순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AI를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봤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당장 큰일 날 정도는 아닌 듯해서 일단 마음은 놓았다.
그렇다고 AI 말을 덮어놓고 믿진 않는다.
듣기 좋은 소리를 하면 '제법이네' 하고 웃어넘기고,
불안한 소리를 하면 '됐다 그래' 하고 치워버리다가도,
가끔은 진짜인가 싶어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는,
딱 그 정도 온도로 대하는 사람일 뿐이다.
어차피 답은 10월 1일에 진료를 받아봐야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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