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260919

차례상에 올릴 생선이나 몇 마리 건져볼 요량으로 통영 해란레져에 다녀왔다. 8월 말에 진작 예약해 둔 일정이라 날씨를 고를 처지도 못 됐다. 예상대로 바다 기상은 썩 친절하지 않았고, 몸은 배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기 바빴다. 그래도 빈손은 면하고 딱 두 마리를 건져 올렸다. 내심 한 마리만 더 보태서 홀수로 세 마리를 딱 맞춰 상에 올리고 싶었지만, 심술궂은 날씨에 바닥난 체력까지 겹쳐 욕심을 접었다. 이 정도 날씨에 두 마리면 선방한 셈 치고 만족하기로 했다.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질색하는 성격 탓에 남은 사진은 거의 없다. 애초에 조행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조차 잊어버린 채, 휴대폰을 가방 구석에 처박아두고 낚싯대만 붙들고 씨름했다. 출항 전 두 장은 내가 찍은 것이고, 조황 사진은 선사에서 제공한 걸 올린다.
그 와중에 30 넘기는 놈 하나 건졌으니, 그걸로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다음 출조 때는 의식적으로라도 셔터를 몇 번 더 눌러보려고 한다. 어쩌다 보니 이번 달의 처음이자 마지막 출조가 되어버렸다. 몸은 흠씬 두들겨 맞은 것처럼 쑤시지만, 어쨌든 고생을 사서 해도 낚시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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